TOKYO 23
이색

도쿄 한복판에 후지산이 여러 개 있다

높이 6~15m의 인공 후지산. 오를 수 있는 날이 정해져 있는 곳이 많다.

TOKYO 23

도쿄의 신사를 걷다 보면 경내 한쪽에 검은 바위로 뒤덮인 작은 언덕이 있는 것을 본다. 대부분은 그냥 지나친다. 안내판이 일본어로만 붙어 있고, 관광 지도에도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후지즈카(富士塚)다. 후지산을 본떠 만든 인공 산이다.

왜 만들었나

에도 시대에 후지코(富士講)라는 신앙 모임이 유행했다. 후지산에 올라 참배하는 조직인데, 문제는 실제로 가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들었다는 점이다. 서민 대부분은 평생 한 번도 못 갔다.

그래서 대표자가 후지산에 올라가 화산암을 지고 내려와, 동네 신사에 작은 후지산을 쌓았다. 여기에 오르면 진짜 후지산에 오른 것과 같은 공덕이 있다고 여겼다.

도쿄 23구 안에만 수십 기가 남아 있다. 그중 대표적인 일곱 기를 에도 나나후지(江戸七富士)라 부른다.

가장 오래된 것 — 센다가야 후지

시부야구 하토노모리 하치만 신사 경내에 있다. 1789년(간세이 원년) 축조로, 도쿄에 현존하는 후지즈카 중 가장 오래됐다. 도쿄도 지정 유형민속문화재다.

높이는 약 6m. 정상까지 1~2분이면 오른다. 그런데 이 짧은 길에 진짜 후지산의 요소가 압축돼 있다.

  • 2합목에 리구(里宮), 정상에 오쿠미야(奧宮) — 실제 후지산의 배치 그대로다
  • 7합목 옆에 에보시이와(烏帽子岩) 재현 — 후지코의 지도자 지키교 미로쿠가 단식 끝에 입적한 자리다
  • 정상 주변은 후지산에서 실제로 옮겨온 검은 용암으로 덮여 있다
  • 앞쪽에 연못 — 후지산 기슭의 '후지 팔해'를 본뜬 것으로, 에도 후지즈카의 기본 양식이다

등산로와 하산로가 나뉘어 있다. 길이 30cm 남짓으로 좁아 마주 지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파란 표시가 올라가는 길, 빨간 표시가 내려오는 길이다.

이곳은 상시 개방이다. 경내는 24시간 들어갈 수 있다.

가장 높은 것 — 시나가와 후지

시나가와 신사 경내. 높이 약 15m로 도쿄 최대다. 축조는 에도가 아니라 메이지 2년(1869년)부터 5년에 걸쳐서였고, 1922년 국도 건설로 지금 자리에 옮겨졌다.

여기는 난이도가 다르다. 1합목부터 5합목까지는 계단이라 편하지만, 6합목부터 경사가 급해진다. 발밑이 고르지 않아 쇠사슬을 잡고 올라야 하는 구간이 있다.

정상에서는 게이큐 전철이 지나는 것이 보이고, 그 너머가 옛 도카이도, 곧 시나가와주쿠 자리다. 비석에 '후지산 요배소(遥拝所)'라 적혀 있는데, 예전에는 여기서 진짜 후지산이 보였다는 뜻이다.

여기서 여행자가 헛걸음한다

후지즈카는 상시 오를 수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섞여 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정보인데, 어느 안내서에도 정리돼 있지 않다.

상시 등반 가능

  • 센다가야 후지 (시부야구 하토노모리 하치만 신사) — 경내 24시간
  • 시나가와 후지 (시나가와구 시나가와 신사) — 연중

날짜가 정해져 있음

  • 시타야사카모토 후지 (다이토구 오노테루사키 신사) — 6월 30일과 7월 1일 이틀뿐
  • 에코다 후지 (네리마구) — 평소 울타리로 막혀 있고 특정일만 개방
에코다 후지즈카 (아사마 신사)江古田の富士塚(浅間神社)
네리마구

1839년 축조. 높이 8m. 평소에는 울타리 밖에서 보고, 정해진 날에만 오른다.

날짜를 확인하지 않고 가면 울타리 밖에서 바라보고 돌아오게 된다. 특히 시타야사카모토 후지는 1년에 이틀뿐이라, 그날을 맞추지 못하면 방법이 없다.

가는 요령

  • 신발 — 짧지만 실제 바위를 밟는다. 비 온 뒤에는 미끄럽다. 샌들이나 굽 있는 신발은 피한다
  • 일방통행 — 길이 좁아 오르내리는 길이 나뉜 곳이 많다. 표시를 따른다
  • 양보 — 마주치면 한 사람이 넓은 곳까지 물러난다. 이것이 이곳의 예의다
  • 참배 순서 — 리구에서 무사를 빌고 오르는 것이 관례다
  • 소요 시간 — 센다가야 1~2분, 시나가와 2~3분. 신사 전체를 보면 30~40분

후지즈카는 관광지로 정비된 곳이 아니다. 지금도 동네 사람이 참배하는 자리다. 정상에서 손을 모으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사진기를 잠시 내리는 편이 좋다.

날짜와 개방 여부는 바뀔 수 있다. 방문 전에 신사 공식 정보를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