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에게는 상식, 여행자는 모르는 것
가이드북에 실리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지인에게는 너무 당연해서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삼각형으로 높게 쌓아 올린 밥은 등산을 좋아하던 선대 주인이 산에 빗대어 담기 시작한 것이다. 에베레스트 담기라고도 불린다. 루 위에 뿌려진 흰 것은 '눈 녹은 물'을 표현한 우유다. 산기슭을 조금씩 무너뜨리며 루와 섞어 먹는 것이 이 집의 방식이다.
광산 기술자였던 창업자 마쓰오카 겐사쿠가 전쟁 중 버마(현 미얀마)에서 먹고 잊지 못한 맛을 일본인 입맛에 맞춰 재현한 것이 시작이다. '무르기'는 힌디어로 닭고기를 뜻한다. 닭과 채소를 형태가 사라질 때까지 오래 끓여 만든 검은 루는 겉보기와 달리 과일 같은 단맛이 먼저 온다.
곁들임이 후쿠진즈케 단독이 아니라 붉은 생강과 섞여 나오고, 노란 츠보즈케가 따로 붙는다. 이 조합이어야 완성이라고 단골들은 말한다. 매운맛을 추가하면 달걀 위의 케첩이 칠리오일로 바뀐다.
바로 근처에 명곡킷사 라이온이 있어, 카레를 먹고 클래식을 들으러 가는 것이 이 동네를 아는 사람들의 정해진 코스다. 둘 다 백헌점 상점가 안에 있고 걸어서 1분 거리다. 무르기는 점심에 자리가 거의 차 있으니 11시 30분 개점 직후를 노리자.
어떤 곳인가
시부야구(渋谷区)는 유행의 중심에 옛 다방이 버티는 구다. 주방이 손님 자리보다 크다. 요리하는 소리와 냄새가 그대로 넘어오는 구조라, 앉아 있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다. 반찬은 리필해 주는 경우가 많지만, 먼저 물어보는 것이 예의다. 점심 피크가 지난 오후 두 시 무렵이 가장 조용하다. 큰 짐은 역 코인로커에 맡기고 오는 편이 낫다.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여행 일정의 중심에 두기보다, 이동 중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기 좋은 곳이다.
무엇을 주문할까
현지에서 사랑받는 이유
손님의 대부분이 걸어서 오는 거리에 산다. 한 번 실망시키면 다시 오지 않는 상대이기 때문에, 맛의 하한선이 유지된다. 가격이 십 년 사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 재료비 상승분을 어느 정도 가게가 흡수해 왔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