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에게는 상식, 여행자는 모르는 것
가이드북에 실리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지인에게는 너무 당연해서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매달 4일·14일·24일이 엔니치다. 원래 지장보살의 엔니치는 24일뿐이었는데, 1891년 이곳으로 옮겨온 절이 사람을 부르려고 '4가 붙는 날'로 늘린 것이 시작이다. 이날은 800m 상점가에 노점이 늘어서고 평소와 인파가 다르다. 조용히 걷고 싶다면 피하고, 활기를 보려면 맞춰 가야 한다.
본당 옆의 '아라이칸논(洗い観音)'은 물을 끼얹고 자기 몸에서 아픈 부위와 같은 자리를 닦으면 낫는다고 전해진다. 예전에는 수세미로 문질렀으나 상이 닳아 1992년에 새로 봉안했고, 지금은 천으로 닦는다. 늘 줄이 서 있으니 앞사람을 보고 따라 하면 된다.
1715년, 어느 저택의 하녀가 바늘을 삼켜 괴로워했다. 이 절에서 받은 종이 부적(御影)을 물과 함께 삼키게 하자, 바늘이 부적을 꿰뚫은 채로 나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여기서 '바늘 빼기'가 '가시 빼기'로 바뀌었다. 지금도 몸과 마음의 가시를 뽑는 지장보살로 통한다.
붉은색을 몸에 걸치면 기운이 난다는 속설이 있어, 상점가에서 빨간 속옷을 파는 가게 앞만 유독 붐빈다. 사정을 모르면 무슨 일인가 싶을 정도다. 소금 다이후쿠, 절임, 건어물처럼 이 동네 손님층에 맞춘 품목이 노점에도 그대로 나온다.
어떤 곳인가
도시마구(豊島区)는 이케부쿠로를 중심으로 한 번화가의 구다. 걷다 보면 어디까지가 길이고 어디부터가 남의 생활인지 애매해진다. 그 경계가 이 장소의 성격이다. 입장료는 없다. 대신 편의시설도 거의 없으니 물은 미리 챙기는 편이 좋다. 평일 이른 시간이 가장 여유롭다. 주말 낮에는 대기를 각오하는 편이 좋다. 큰 짐은 역 코인로커에 맡기고 오는 편이 낫다.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이 한 곳만 보고 돌아가기는 아깝다. 반경 오백 미터 안에 비슷한 밀도의 장소가 더 있다.
무엇을 주문할까
현지에서 사랑받는 이유
돈이 들지 않는다. 여행 예산과 무관하게 넣을 수 있는 일정이다. 도시의 뒷면을 보는 경험에 가깝다. 잘 정비된 전망대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