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초 한 골목에 킷사텐이 넷 — 어느 집에 앉느냐로 하루가 갈린다
같은 골목인데 트는 음악이 다르다. 조용히 읽을 것인지, 탱고를 들을 것인지 먼저 정한다.
진보초는 헌책방 거리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이 동네를 지탱하는 것은 책을 읽을 자리다. 야스쿠니 거리에서 한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성격이 전혀 다른 킷사텐들이 걸어서 몇 분 안에 모여 있다.
토템폴이 있는 집 — 그리고 옆집
1955년 창업. 가게 앞 토템폴과 빨간 공중전화가 표식이다.
진보초에서 이 외관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여기서 식사를 시키려 하면 어긋난다. 본점은 음료와 간단한 토스트 중심이고, 나폴리탄이나 피자토스트 같은 식사는 바로 옆 2호점이 담당한다.
식사 전문. 보통 사이즈가 이미 곱빼기다.
1955년에 같이 시작한 형제 가게가 나란히 붙어 있다. 배가 고프면 처음부터 2호점 문을 열면 된다.
메뉴 구석에 '이탈리안'이 있다. 거의 모두가 붉은 나폴리탄을 먹는 가게라 눈에 잘 안 띄지만, 케첩이 아니라 소금 맛으로 같은 면을 전혀 다른 얼굴로 내놓는다.
같은 골목, 정반대의 두 집
1949년 창업. 일본에 빈 커피를 처음 들여온 집으로 알려져 있다.
킷사텐 간판을 걸었지만 세계 병맥주가 100종. 종일 탱고만 튼다.
이 두 집은 같은 골목에 나란히 있다. 그런데 안에 들어가면 완전히 다른 세계다.
| 라도리오 | 밀롱가 누오바 | |
|---|---|---|
| 음악 | 조용한 클래식 | 아르헨티나 탱고, 종일 |
| 분위기 | 벽돌 벽, 낮은 조명 | 음악이 크다 |
| 맞는 용도 | 대화, 독서 | 낮술 |
진보초 단골들은 그날 기분에 따라 두 곳을 나눠 쓴다. 조용히 이야기하고 싶으면 라도리오, 음악에 몸을 맡기고 싶으면 밀롱가다. '밀롱가'는 탱고를 추는 무도회를 뜻하는 스페인어다.
카레도 이 골목에 있다
유럽풍 카레라는 장르를 만든 집. 카레보다 먼저 나오는 감자가 진짜다.
주문하면 카레보다 먼저 삶은 감자에 버터를 얹어 내준다. 이것만 먹으러 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매운맛은 3단계인데 '중신(中辛)'이 기준점이다.
책은 어디서 사나
진보초 헌책방 주인들이 수업받은 '학교'로 불린다.
겉보기에 들어가기 어려워 보이지만 그냥 들어가면 된다. 헌책방은 구경하는 손님을 막지 않는다.
1887년 창업한 화방. 건물 자체가 등록문화재다.
화가가 아니어도 1층 잡화 코너에서 살 것이 있다.
이 동네에서 지켜야 할 한 가지
일요일에 오지 않는다. 헌책방 거리 자체가 일요일에 조용해진다. 사보우루도 일요일은 확실히 쉬고, 잇세이도도 마찬가지다. 공휴일은 열지만 18시에 닫는 곳이 많다.
평일 오후가 이 동네의 시간이다.
영업시간과 휴무는 바뀔 수 있다. 방문 전 확인하시길 권한다.